처음엔 어떻게 영업을 해야할까?
디자인 스튜디오가 해야하는 동네 입소문 마케팅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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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했다, 이걸 어떻게 알려야할까?
창업을 했습니다. 상품은 당연히 훌륭한 상태(스튜디오, 에이전시라면 디자인 및 개발능력이 좋은 상태)이고, 일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있음을 알려야 하겠죠.. 어? 어떻게요?
플랫폼에 우선 등록해..?
대체로 "플랫폼에 프로필을 우선 등록하라"고 조언을 해주십니다. 크몽, 숨고 등의 프리랜서 플랫폼에 등록해두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라는 것이죠. 서로맑음도 계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소통도, 문의도 플랫폼을 통해 받고있지 않습니다. 저희가 처음에 생각했을 땐, 플랫폼 노동자(Platform Worker)로 살게 되기 좋은 상황에 놓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플랫폼에서 정한 경쟁방식(플랫폼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로 가격경쟁)에 휘둘리게되고 생각보다 높은 수수료율에 의해 더 낮은 노동결과물을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하게 됩니다. 플랫폼 노동자는 이 수수료율 때문에 더 싸게 상품을 등록하고, 더 많은 양의 일을 수주하고 이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처음엔 생계를 생각해서 하게될 수는 있지만 정말 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창업 초기엔 생계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서로맑음 스튜디오는 이렇게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일하더라도 사는 동네 입소문은 중요하다
저는 입소문을 우선할 것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이 동네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변에서 알아야한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인쇄물로된 회사소개서를 제작했습니다. 어떤 일을 했고, 어떤 일을 할 수 있으며, 저희가 진행한 일이 어떤 성과를 가져갔는지를요. 특히 저는 마지막 요소를 강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맑음 스튜디오는 디자인이 훌륭하다, 멋지다, 다채롭다는 요소가 아니라 다음단계를 생각하고 결과물을 제안하는 것이 철학입니다. 디자인을 가지고 기관에 제출, 공모, 마케팅, 운영, 유지보수의 단계도 생각해서 한정된 예산을 어떻게 쓰게할 것인지를 제안하자는 생각으로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이담긴 회사소개서를 50부 정도 뽑았습니다. 분량은 20p 정도입니다. 이걸 모두에게 줄 순 없습니다. 수량은 한정되어있고, 분량도 정해져있으니까요. 우리가 알고있는 플랫폼들의 첫 화면을 구성하는 '알고리즘' 또한 이러한 생각으로 동작하는 것입니다. 마트가 있다면 모든 상품을 적은 책자 카탈로그를 전세계 모두에게 보내주는 것이 좋겠지만 마트가 가진 상품이 많아지고, 사람들이 많을 수록 이걸 인쇄하고 홍보하기위한 예산이 늘어납니다. 누구에게 어느 부분을 어떻게 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곧 마케팅 예산을 낮추면서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방법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걸 누구에게 줄 것인지를 우선 고민했습니다.
누구에게 회사소개서를 줄 것인가?
동네에서 가장 규모있는 프로젝트를 줄 수 있는 곳에 주어야 합니다. 내 동네에 대해 알아보는 것입니다. 서울은 더 복잡하고 많은 기관과 기업이 있겠지만 서로맑음은 충남 공주시에 위치하고 있기에 수가 훨씬 적습니다. 이 안에서 가장 규모있는 예산을 활용하는 곳을 찾는 것입니다. 각 지역구마다 홈페이지에 기업들이 어느 분야가 많은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기업들이 모이는 곳으로 가야합니다. 물론 이런 정보를 모으는 시청과 같은 기관이 모이는 장소도 좋겠지요. 서로맑음 스튜디오는 처음에 예술가들이 모인다는 행사에 공주시장님과 내빈분들이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해 각 내빈분들에게 직접 혹은 비서, 직원분께 전달했습니다.
명함과 다르게 회사소개서가 좋은 이유
명함을 주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그러나 명함과 다른 특장점이 회사소개서에 존재합니다. 첫째로 명함과 다르게 버리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크기때문에 쉽게 들통나겠지요. '그 사람은 줘봤자 버린다'는 인식이 들면 안되는 분들입니다. 번거롭게도 행사 안에서는 들고있어야만 합니다. 같이 있는 비서 혹은 직원에게 전달 되면 더 좋습니다. 두번째 이유로,이 회사소개서는 적절한 부서의 직원의 책장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부서의 직원이 회의에서 저의 회사소개서가 자료로 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시 주변에 디자이너나 개발자 없어?'라는 말이 나올 때 바로 꺼낼 회의장의 무기가 되어주는 것. 그게 명함과 회사소개서의 다른 점입니다.
선물을 해보세요
회사소개서 제작 외에 입소문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케팅 방식이 있습니다. 바로 선물입니다. 만들어볼 상품을 선물로 해보세요. 그 반응을 통해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테스트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디자인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서로맑음 스튜디오는 시간이 되면 가게에 포스터나 엽서를 제작해서 선물합니다. 가끔은 간단한 인터렉션 웹을 제작해드릴 때도 있어요. 좋아하는 카페와 책방, 식당에 선물을 합니다.



열정페이랑 다릅니다
이 선물마케팅은 열정페이랑 다릅니다. 열정페이는 상대가 나의 가치를 아는데 나의 가치를 이용하고, 그 가치를 본인이 사용합니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있으면' 연락을 준다고 하지만 보통 연락을 주지 않습니다. 선물마케팅은 반대로, 내가 좋아하는 곳을 위해 디자인한 것입니다. 그리고 선물이기때문에 '다음에 이런 디자인 찾는 분 있으면 저를 좀 소개해주세요'하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가게의 사장님이 저의 영업사원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서로맑음 스튜디오의 홈페이지 방문자의 20%는 서로맑음이 아니라 이런 선물마케팅으로 인한 접속자이신 경우입니다. 분명 효과가 있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야우치 하루키의 <초라하게 창업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라는 책에서 소개해준 것입니다. 현재도 X(구 트위터)에서 @eraitencho 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첫 시작은 입소문으로
회사소개서가 회의의 무기가 되도록 배부하기, 선물마케팅으로 시작하기. 이게 서로맑음이 동네에서 살아남고 있는 첫 영업의 방식이었습니다. 처음 시작에 있어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이 내용은 의성에서 진행한 < Us:Code 2025 아카데미 >에서 강의로도 진행한 내용입니다.